경기도 성남시가 지난 12일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들어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가운데 민선 5기 야권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기존 정책 뒤집기` 후폭풍이 불고 있다.

민선 5기 출범 이후 상당수의 지자체장들은 전임 자치단체장들이 벌여놨던 초대형 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대신 도시환경정비사업과 대중교통망 확충 등 서민 주거복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기존 정책을 뒤집기하는 과정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 중단되고 우선 순위가 뒤바뀌면서 시민의 혈세 낭비와 건설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물론 송사 등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장이 바뀌었다고 정책도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신뢰도 저하는 물론 재정을 악화시켜 시민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13일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시는 지난 6일 김포 경전철 건설 사업을 전담하던 `김포한강메트로사업단`을 해체하고 `김포지하철건설사업단`을 구성했다. 이는 기존에 추진해 온 경전철을 일반 지하철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경우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재조정해야 해 정책에 혼선이 예상된다.

경기도 안양시는 지난해 9월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체결한 1293억원 규모의 안양 6동 검역원 부지 매입 계약을 놓고 최근 재검토에 들어갔다. 안양시는 늦어도 계약금 납인 시한인 이달 말까지 재원 조달 방안과 위약금 조항을 감안해 매입 여부를 재결정할 예정이다. 안양시가 이 부지 매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은 신임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국철 안양구간 지하화와 안양천 생태하천 복원 등에 대한 재원 확보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는 `마곡지구 수변도시(워터프론트) 조성사업의 재검토`를 선언했고 은평구는 응암 3동 동주민센터 청사 이전 건립과 은평자연환경박물관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마곡지구 수변도시 사업은 5조2000억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이미 2008년 12월에 착공해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만큼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시민과 해당 건설사들의 저항이 예상된다.

더구나 정책이나 사업 수정 과정에서 전임 자치단체장과 공사 등 각종 계약을 맺은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과의 갈등도 표면화될 전망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14일이었던 계약금 납입 기한을 이달 말로 미루는 등 적극적으로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안양시의 공식적인 입장을 믿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인 문제가 있는 만큼 위약금 등 해당 내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박사는 "지방정부가 전임 자치단체장이 진행하던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경우 자칫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출처 : [부동산114] 실시간뉴스>지자체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 ‘성남시.. /파이낸셜/2010.07.13